Categories
욥기

욥기 1

욥과 그의 가족

1 우스 땅에 욥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진실하고 정직하며 하나님을 두려운 마음으로 섬기고 악을 멀리하는 사람이었다.

2 그에게는 일곱 아들과 세 딸이 있었으며

3 그의 소유는 양 7,000마리, 낙타 3,000마리, 소1,000마리, 암나귀 500마리였다. 그리고 그는 많은 종도 거느리고 있어서 사실 동방에서 제일 가는 부자였다.

4 욥의 아들들은 각자 생일이 돌아오면 자기 집에 잔치를 베풀고 형제들과 누이들을 모두 초대하여 함께 먹고 마시며 즐겼다.

5 그 잔치가 끝날 때마다 욥은 그의 자녀들을 불러다가 그들을 성결하게 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자녀 수대로 불에 태워 바치는 번제를 드렸다. 이것은 그가 “혹시 내 아들들이 범죄하여 마음으로라도 하나님을 떠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욥의 첫번째 시험

6 어느 날천사들이 여호와 앞에 나와 섰을 때 고소자인 사탄도 그들 가운데 와 있었다.

7 그때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물었다. “네가 어디서 왔느냐?” “땅을 두루 돌아다니다가 왔습니다.”

8 “네가 내 종 욥을 주의하여 보았느냐? 그처럼 진실하고 정직하며 나를 두려운 마음으로 섬기고 악을 멀리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9 “욥이 하나님을 두려운 마음으로 섬기는 데에 어찌 이유가 없겠습니까?

10 주께서는 항상 그와 그 가정과 그의 재산을 보호하고 그가 하는 모든 일에 축복해 주셔서 그의 가축이 온 땅을 덮을 만큼 부자가 되게 하셨습니다.

11 그러나 그가 소유한 모든 것을 한번 빼앗아 보십시오. 그러면 당장 그가 정면으로 주를 저주할 것입니다.”

12 “좋다. 네가 그의 소유를 네 마음대로 하여라. 그러나 그의 몸에는 손을 대지 말아라.” 그래서 사탄은 곧 여호와 앞에서 물러갔다.

13 하루는 욥의 자녀들이 맏형의 집에 모여 식사를 같이하며 포도주를 마시고 있었다.

14 이때 한종이 욥에게 달려와서 말하였다. “우리는 소로 밭을 갈고 있었고 나귀는 주변 목초지에서 풀을 뜯어 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5 갑자기 스바 사람들이 우리를 기습하여 소와 나귀를 다 빼앗아 가고 종들을 죽였습니다. 그래서 나만 이렇게 간신히 살아나와 주인께 보고하러 왔습니다.”

16 그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또 한 종이 와서 말하였다. “하나님의 불이 하늘에서 내려와 양떼와 종들을 모조리 태워 죽였습니다. 그래서 나만 이렇게 간신히 살아나와 주인께 보고하러 왔습니다.”

17 그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또 한 종이 와서 말하였다. “갈대아 사람들이 갑자기 우리를 기습하여 종들을 죽이고 낙타를 모조리 끌어갔습니다. 그래서 나만 이렇게 간신히 살아나와 주인께 보고하러 왔습니다.”

18 그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또 다른 한 종이 와서 말하였다. “주인의 자녀들이 맏아들의 집에서 식사를 같이하며 포도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19 갑자기 사막에서 태풍이 불어와 집 네 모퉁이가 무너져내려 그들이 다 죽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나만 이렇게 간신히 살아나와 주인께 보고하러 왔습니다.”

20 그러자 욥은 일어나 자기 옷을 찢고 머리털을 밀고 땅에 엎드려 여호와께 경배하며

21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태어날 때 아무것도 가져온 것 없었으니 죽을 때에도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리라. 주신 자도 여호와시요 가져가신 자도 여호와시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양을 받으시기 원하노라.”

22 이 모든 일을 당하고도 욥은 범죄하거나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다.

Categories
욥기

욥기 2

욥의 두 번째 시험

1 어느 날 또여호와의 천사들이 여호와 앞에 나와 섰을 때 사탄도 그들 가운데 와 있었다.

2 그때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물었다. “네가 어디서 왔느냐?” “땅을 두루 돌아다니다가 왔습니다.”

3 “네가 내 종 욥을 주의하여 보았느냐? 그처럼 진실하고 정직하며 나를 두려운 마음으로 섬기고 악을 멀리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네가 나를 자극하여 아무 이유 없이 그를 해치게 하였으나 그는 여전히 진실을 간직하고 있다.”

4 “가죽은 가죽으로 바꾸는 법입니다. 사람이 자기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포기할 것입니다.

5 이제 주의 손을 펴서 그의 살과 뼈를 한번 쳐 보십시오. 그러면 당장 그가 정면으로 주를 저주할 것입니다.”

6 “좋다. 네가 그를 네 마음대로 하여라. 그러나 그의 생명만은 해하지 말아라.”

7 그래서 사탄은 여호와 앞에서 물러가 욥을 쳐서 그의 발바닥에서부터 머리 끝까지 악성 종기가 나게 하였다.

8 욥이 재 가운데 앉아서 기와 조각을 가져다가 자기 몸을 긁고 있는데

9 그의 아내가 와서 말하였다. “당신이 이래도 진실을 고수할 셈이오? 하나님이나 저주하고 죽으시오.”

10 그러나 욥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당신의 말은 어리석은 여자의 말과 같소. 우리가 하나님께 복도 받았는데 재난을 당하지 말라는 법이 있겠소?” 이 모든 일을 당하고서도 욥은 입술로 하나님께 범죄하지 않았다.

욥의 세 친구

11 그때 욥의 세 친구들은 욥이 당한 모든 일을 듣고 서로 연락하여 그를 찾아보고 위로하고자 각자 자기 집에서 출발했다. 그들은 데만 사람 엘리바스와 수아 사람 빌닷과 나아마 사람 소발이었다.

12 그들은 멀리서 욥을 바라보고 알아볼 수 없을 만큼 그가 변한 것을 보자 소리 높여 울며 슬픔에 못 이겨 자기들의 옷을 찢고 하늘을 향해 티끌을 날려 자기들의 머리에 뿌렸다.

13 그러고서 그들은 밤낮 7일을 꼬박 그와 함께 땅바닥에 앉아 있었으나 욥의 고통이 너무 큰 것을 보았기 때문에 말 한마디 하는 자가 없었다.

Categories
욥기

욥기 3

자기 생일을 저주하는 욥

1 드디어 욥은 침묵을 깨뜨리고 입을 열어 자기가 태어난 날을 저주하며

2 이렇게 외쳤다.

3 “내가 태어난 날이여, 저주를 받아라. 내가 임신이 되던 그 밤도 저주를 받아라.

4 그 날이여, 영원히 자취를 감추어 버리고 하나님의 기억에서 사라져 버려라. 빛이여, 다시는 그 위에 비치지 말아다오.

5 흑암아, 사망의 그늘아, 그 날을 너의 것이라고 주장하여라. 구름아, 그 위를 덮어 빛이 비치지 않게 하여라.

6 그 밤이여, 짙은 어두움에 휩싸여 버리고 달력에서도 삭제되어 그 해의 달과 일수에 계산되지 말아라.

7 차라리 그 밤이 적적하고 기쁨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더라면 더 좋을 뻔하였다.

8 날을 저주하는 데 익숙한 자들아, 그 밤을 저주하여라.

9 그 날 밤은 새벽 별도 빛을 내지 말고 기다리던 빛도 나타나지 말며 아침 동녘도 보이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걸.

10 나를 태어나게 하여 이처럼 큰 슬픔을 당하게 한 그 날을 저주하고 싶구나!

11 “내가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날 때 차라리 죽었더라면 좋았을 걸!

12 어째서 어머니가 나를 무릎에 받아 젖을 빨게 하였는가?

13 내가 그때 죽었더라면 지금쯤은 평안히 잠들어 쉬고 있을 텐데.

14 그것도 으리으리한

15 궁전을 짓고 살던 고대 왕들과 고관들, 그리고 금은 보화로 집을 채운 황태자들과 함께 있을 것이 아니겠는가!

16 내가 그때 죽었더라면 죽어서 나와 세상 빛을 보지 못한 아이처럼 땅 속에 묻혀 있을 것이 아니겠는가!

17 그 곳은 악한 자들이 말썽을 부리지 못하고 피곤한 자들이 쉴 수 있는 곳,

18 죄수들까지도 평안을 누리고 포학한 간수들의 간섭을 받지 않는 곳,

19 그 곳은 높고 낮은 자의 차별이 없고 종이 주인에게서 해방되는 곳이다.

20 “어째서 고난당한 자에게 빛을 주고, 마음이 괴로운 자에게 생명을 주었는가?

21 이런 자들은 죽기를 기다리고 감추인 보화를 찾는 것보다 더 간절히 죽음을 찾아도 그것이 오지 않는구나!

22 이들은 죽어서 땅 속에 묻혀야만 행복한 사람들이 아닌가?

23 하나님에게 둘러싸여 앞날이 아득한 사람에게 어째서 생명이 주어졌는가?

24 먹기도 전에 탄식이 먼저 나오고 물같이 쏟아지는 신음 소리는 막을 길이 없구나!

25 내가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던 것이 결국 나에게 닥치고 말았으니

26 평안도 없고 안식도 없이 나에게 남은 것은 오직 고난뿐이구나!”

Categories
욥기

욥기 4

엘리바스

1 그때 데만 사람 엘리바스가 이렇게 말하였다.

2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넌 더욱 마음이 괴롭겠지? 하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

3 너는 많은 사람을 가르쳤고 손이 연약한 자를 강하게 하였으며

4 넘어진 자를 격려하여 일어나게 하고 무릎이 약한 자에게 힘을 주지 않았는가!

5 그러나 어려움에 부딪히자 이젠 네가 오히려 낙심하고 당황하는구나.

6 네가 자신 만만해 하는 것은 너의 경건이 아니냐? 너에게 희망이 있다면 너의 흠 없는 생활이 아니냐?

7 한번 생각해 보아라. 죄 없이 벌받는 자가 누구인가? 정직한 자가 망한 적이 어디 있는가?

8 사람들이 죄악의 밭을 갈아 악을 씨 뿌리듯 하지만 결국 그들은 심은 대로 거둔다.

9 그들은 다 하나님의 입김에 멸망당할 것이며 그의 분노의 기운에 사라지고 말 것이다.

10 그들이 비록 힘 센 사자처럼 사나울지라도 하나님은 그들을 꺾어 버릴 것이니

11 그들은 힘없는 늙은 사자처럼 굶어서 죽고 그들의 자녀들은 흩어질 것이다.

12 “한번은 나에게 무슨 말이 은은하게 들렸는데 그 소리는 너무 작아서 간신히 들릴 정도였다.

13 사람들이 깊이 잠든 밤에 나는 환상을 보고 마음이 뒤숭숭한 가운데

14 갑자기 무서운 공포에 사로잡혀 벌벌 떨고 있었다.

15 그때 한 영이 내 앞을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나는 너무 놀라 머리털이 쭈뼛쭈뼛 서는 것 같았다.

16 이윽고 그 영은 멈춰 섰다. 나는 그것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 형체가 내 앞에 서 있는 것만은 사실이었다. 그러자 조용한 가운데 이런 소리가 들렸다.

17 ‘사람이 하나님보다 의로울 수 있느냐? 사람이 자기를 창조하신 이보다 성결할 수 있느냐?’

18 “하나님은 자기 종들도 믿지 않으시고 그의 천사들에게까지도 허물을 찾으시는데

19 하물며하루살이처럼 쉽게 짓눌려 죽을 수밖에 없는 흙으로 만든 사람이겠느냐?

20 사람은 아침에 살아 있다가도 미처 저녁이 되기도 전에 말없이 죽어 영원히 사라지는 법인데

21 어찌 육체의 줄이 끊어져 죽지 않겠느냐? 인생은 죽어도 지혜 없이 죽고 말 것이다.”

Categories
욥기

욥기 5

1 “너는 한번 부르짖어 보아라. 너에게 응답할 자가 있겠느냐? 네가천사들 중 누구에게 부르짖겠느냐?

2 분노는 미련한 자를 죽이고 질투는 어리석은 자를 죽이는 법이다.

3 나는 미련한 자가 잠시 성공하다가도 그의 집안이 저주를 받아 일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보았다.

4 그의 자녀들은 한시도 평안할 날이 없고법정에서 시달림을 당해도 그들을 변호해 줄 자가 없다.

5 굶주린 자들이 그가 추수한 것을 가시밭에서 자란 것까지 모조리 빼앗아 먹고 목마른 자들이 그의 재산을 노리고 있다.

6 불행은 흙에서 나온 것이 아니며 고난도 땅에서 싹튼 것이 아니다.

7 불에서 불티가 날아오르는 것처럼 인생은 스스로 불행을 초래하고 있다.

8 “내가 만일 너 같으면 나는 하나님을 찾아 나의 모든 문제를 그분에게 맡기겠다.

9 하나님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놀라운 일을 행하시고 기적도 수없이 행하시며

10 땅에 비를 내리시고 밭에 물을 보내신다.

11 그리고 겸손한 자를 높이시고 슬퍼하는 자를 안전한 곳으로 인도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다.

12 하나님은 교활한 자들의 계획을 뒤엎고 그들이 성공하지 못하게 하시며

13 약삭빠른 자를 자기 꾀에 빠지게 하셔서 그들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게 하신다.

14 그들은 대낮에도 밤과 같이 어두움 속에서 더듬고 다닌다.

15 하나님은 가난한 자를 칼날과 같은 그들의 입과 강한 자의 손에서 구출하시기 때문에

16 결국 가난한 자들에게는 희망이 있고 악한 자들은 벙어리가 되고 만다.

17 “하나님이 잘못을 고쳐 주는 자는 행복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너는 전능하신 분의 징계를 업신여기지 말아라.

18 하나님은 아픔도 주시지만 그 상처를 싸매시고 치료해 주시는 분이기 때문에

19 어떤 불행과 재난에서도 너를 구해 주실 것이며 아무 해도 너에게 미치지 못하게 하실 것이다.

20 하나님은 흉년이 닥쳐도 너를 죽지 않게 하실 것이며 전쟁의 칼날에서도 너를 구출하실 것이다.

21 너는 비방을 받아도 피할 길이 있을 것이며 멸망이 와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22 그러므로 너는 멸망과 흉년을 비웃게 될 것이며 들짐승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23 이것은 네가 일구는 밭에 돌이 없고 들짐승이 너를 해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4 너는 집을 비워 두어도 걱정할 것이 없을 것이며 집 안을 살펴보아도 도둑맞은 것이 없을 것이다.

25 너는 또 네 자녀들이 많아질 것과 네 후손이 땅의 풀처럼 번성할 것을 알게 될 것이다.

26 때가 되면 곡식단을 거둬들이는 것처럼 너도 수명이 다하면 무덤으로 들어갈 것이다.

27 나는 오랜 연구 끝에 이 모든 것이 사실임을 알게 되었다. 내 충고를 귀담아 두면 너에게 유익이 될 것이다.”

Categories
욥기

욥기 6

1 그래서 욥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2 “나의 고통과 슬픔을 저울에 달 수 있 다면

3 바다의 모래보다 무거울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내 말이 경솔했던 것 같다.

4 전능하신 분의 화살이 내 몸에 박혀 있으니 나의 심령이 그 독을 마시게 되었구나. 하나님의 두려움은 물밀듯이 나에게 엄습해 오고 있다.

5 들나귀가 먹을 풀이 있을 때 울겠느냐? 소가 꼴이 있는데 무엇 때문에 울겠느냐?

6 소금을 치지 않은 싱거운 음식을 먹을 수 있겠느냐? 달걀 흰자위가 무슨 맛이 있겠느냐?

7 이런 것은 보기만 해도 입맛이 떨어지고 먹을 것을 생각하면 구역질이 날 지경이다.

8 “내가 구하고 사모하는 것을 하나님이 주셨으면 얼마나 좋을까!

9 하나님이 내 생명을 끊어 나를 기꺼이 죽여 주셨으면 좋으련만!

10 그러나 내가 거룩하신 분의 말씀을 거역하지 않았으니 나는 하나님의 손에 죽어도 위로를 받고, 견딜 수 없는 고통 가운데서도 기뻐할 수 있을 것이다.

11 내가 무슨 기력이 있어서 이 삶을 지탱하며 내가 무슨 희망이 있어서 참고 기다리겠는가?

12 내가 바위 같은 힘을 가진 줄 아느냐? 내 몸이 놋쇠로 만들어진 줄 아느냐?

13 나는 이제 아무런 희망도 없이 완전히 무력한 자가 되고 말았다.

14 “하나님을저버렸건 저버리지 않았건 나같이 이런 어려움에 빠진 사람은 신실한 친구가 필요한데

15 너희들은 내 친구이면서도 비가 오지 않으면 당장 말라 버리는 시냇물처럼 신실하지 못하구나.

16 그런 시냇물은 눈과 얼음이 녹으면 불었다가도

17 조금만 가물면 물이 점점 줄어들어 마침내 바닥까지 완전히 드러내고 만다.

18 대상들이 물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다가 사막에서 죽고

19 데마의 대상들과 스바의 상인들도 물을 찾아 헤매다가

20 바싹 마른 시냇가에 와서는 기대가 무너져 낙심하고 만다.

21 이와 같이 너희도 나에게 그런 시내와 같은 자들이다. 너희가 두려운 일을 보고 겁이 나서 나를 멀리하는구나.

22 내가 너희에게 무엇을 달라고 한 적이 있느냐? 내가 너희 재물로 나를 위해 뇌물을 주라고 부탁한 적이 있느냐?

23 내가 너희에게 원수나 폭군의 손에서 나를 구해 달라고 사정한 적이 있느냐?

24 “너희는 나를 가르치고 내 잘못이 무엇인지 알게 하라. 그러면 내가 침묵을 지키겠다.

25 진실한 말은 설득력이 있는 법이다. 너희 비난은 도대체 어디에 근거한 것이냐?

26 너희는 내가 절망 가운데서 몇 마디 한 말을 책잡으려고 하느냐?

27 너희는 불쌍한 고아를 이용하려고 제비 뽑고 친구까지도 팔아 먹을 자들이구나.

28 나를 잘 보아라. 내가 너희에게 거짓말할 것 같으냐?

29 너희는 태도를 바꾸고 부당한 비판을 하지 말아라. 내게는 아무 잘못도 없다.

30 내 입술에 악한 것이 있느냐? 내가 어찌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하지 못하겠느냐?”

Categories
욥기

욥기 7

1 “인생은 전쟁을 하는 것 같고 그 사는 날이 품팔이꾼의 생활과 같다.

2 종이 해만 지기를 바라고 품팔이꾼이 품삯만 기다리는 것처럼

3 내가 여러 달째 고통을 받으며 이 길고 지친 밤을 외롭게 보내야만 하는구나.

4 내가 누울 때는 ‘언제나 일어날까?’ 하고 생각하며 새벽까지 긴긴 밤을 엎치락뒤치락하다가 보낸다.

5 내 피부는 전신에 구더기와 부스럼으로 뒤덮여 있고 내 살은 곪아 터지고 있다.

6 내 날이 베틀의 북보다 빨라 희망 없이 그저 지나가 버리는구나.

7 “나의 하나님이시여, 생명이 단 한번의 호흡에 불과한 것을 기억하소서. 내가 행복한 날을 다시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8 나를 보는 눈이 다시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며 주께서 나를 찾아도 내가 이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9 구름이 사라져 없어지듯 사람이 한번 죽으면 영원히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10 죽은 자는 다시 자기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며 그가 살던 곳도 다시 그를 기억하지 않을 것입니다.

11 그러므로 내가 침묵을 지키지 않고 내 괴로움을 말하며 내 영혼의 슬픔을 털어놓아야겠습니다.

12 “하나님, 내가 바다 괴물입니까? 어째서 나를 지키십니까?

13-14 내가 잠자리에서나마 내 고통을 잊어 보려고 해도 주께서는 악몽으로 나를 놀라게 하시고 환상으로 나를 두렵게 하십니다.

15 내가 이런 몸으로 삶을 계속하느니보다 차라리 숨이 막혀 죽기를 원합니다.

16 이젠 사는 것도 싫어졌습니다. 내가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으니 나를 내버려 두십시오. 내 삶은 무의미합니다.

17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처럼 소중히 여기셔서 많은 관심을 쏟으시고

18 아침마다 살피시며 매순간마다 시험하십니까?

19 주께서는 어째서 잠시 동안도 내게서 눈을 떼지 않으시고 침 삼킬 동안도 나를 내버려 두지 않으십니까?

20 사람을 살피시는 주여, 내가 범죄하였다고 해도 그것이 주께 무슨 해가 됩니까? 어째서 나를 과녁으로 삼으셨습니까? 내가 그처럼 주께 부담이 됩니까?

21 어째서 주는 내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시고 내 죄를 씻어 주시지 않으십니까? 나는 곧 죽어 흙에 눕게 될 것입니다. 그땐 주께서 나를 찾아도 내가 이미 사라지고 없을 것입니다.”

Categories
욥기

욥기 8

빌닷

1 그때 수아 사람 빌닷이 이렇게 말하였다.

2 “네가 언제까지 그런 말만 하고 있겠 느냐? 마치 네 말은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과도 같구나.

3 하나님이 잘못 심판하실 리가 있겠느냐? 그처럼 전능하신 분이 어떻게 옳은 일을 그르칠 수 있겠느냐?

4 너의 자녀들은 하나님께 범죄한 것이 틀림없다. 그래서 주께서는 그들에게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주신 것이다.

5 그러나 너는 지금이라도 돌이켜서 전능하신 하나님을 찾아 빌어 보아라.

6 만일 네가 깨끗하고 정직하다면 하나님은 너의 기도를 듣고 네 가정을 다시 축복해 주실 것이다.

7 네가 처음엔 보잘것없었지만 나중에는 크게 번창할 것이다.

8 “너는 옛날 사람들에게 물어 보고 우리 조상들이 터득한 진리를 배워라.

9 우리는 어제 태어난 사람과 같아서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고 우리가 세상에 사는 날은 그림자와 같다.

10 그러나 옛날 현인들의 말에는 배울 점이 있지 않겠느냐? 너는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11 왕골이 늪 지대가 아닌 곳에서 나겠느냐? 갈대가 물 없이 자랄 수 있겠느냐?

12 이런 것은 푸르게 자라다가도 물이 마르면 다른 풀보다 먼저 시들고 만다.

13 하나님을 잊어버린 경건치 못한 사람들도 이런 갈대와 같아서 그들의 희망은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

14 그들이 의지하는 것은 거미줄과 같아서 쉽게 끊어질 것이며

15 또 그들이 거미줄을 잡고 기댄다고 해도 그것이 지탱해 내지 못할 것이다.

16 그들은 마치 식물과도 같다. 식물이 햇빛을 잘 받아 싱싱하게 자라며 그 가지를 뻗고

17 뿌리를 돌 사이에 박아 튼튼하게 돌무더기에 엉겨 있을지라도

18 그 뿌리가 일단 거기서 뽑히기만 하면 그 곳도 내가 언제 너를 보았느냐는 듯이 못 본 척한다.

19 그렇게 되면 그 식물은 시들어 버리고 다른 것이 거기서 자라날 수밖에 없다. 악한 자들의 향락이란 다 이와 같은 것들이다.

20 “그러나 하나님은 흠 없고 정직한 사람을 버리지 않으실 것이며 또 악한 자를 도와주지도 않으실 것이다.

21 하나님은 네 입에 웃음을 채워 주시고 네 입술에 기쁨의 소리를 채워 주실 것이다.

22 그러나 너를 미워하는 자는 수치를 당할 것이며 악한 사람은 망하고 말 것이다.”

Categories
욥기

욥기 9

1 그러자 욥이 대답하였다.

2 “그래, 나도 그것이 사실임을 알고 있 다.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하나님 앞에 의로울 수 있겠느냐?

3 사람이 하나님과 논쟁한다고 해도 천 마디 묻는 말에 단 한 마디도 대답할 수가 없다.

4 하나님은 그처럼 지혜로우시고 능력이 많으신데 누가 감히 그를 대적하고 무사할 수 있겠느냐?

5 그는 갑자기 산을 옮기시며 분노로 그것을 무너뜨리시고

6 땅에 지진을 일으켜 그 터전이 흔들리게 하시며

7 그가 명령만 하면 해가 뜨지 못하고 별들도 빛을 내지 못한다.

8 하나님만이 하늘을 펴시고 바다 물결을 밟으신다.

9 그는 또 북두칠성과 삼성과 묘성, 그리고 남쪽 하늘의 뭇별들을 만드신 분이시다.

10 하나님은 측량할 수 없는 신비스러운 일과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기적을 행하신다.

11 그가 내 앞을 지나가셔도 내가 보지 못하며 그가 내 앞에서 움직이셔도 내가 깨닫지 못한다.

12 하나님이 빼앗으면 누가 막을 수 있으며 ‘무엇을 하십니까?’ 하고 물을 수 있는 자가 그 누구이겠는가?

13 “하나님이 분노를 돌이키지 않으시므로악한 존재들도 그 앞에서 굴복하고 마는데

14 내가 감히 어떻게 전능하신 하나님과 논쟁하며 무슨 말로 그에게 대답하겠느냐?

15 내가 만일 죄가 없다고 해도 나를 심판하실 그에게 나는 아무 할 말이 없고 다만 자비를 구할 수밖에 없다.

16 내가 만일 그를 불러 그가 대답하셨다고 해도 나는 그가 내 기도를 들으셨다고는 믿지 않는다.

17 그가 폭풍으로 나를 꺾으시고 아무런 이유 없이 나에게 많은 상처를 주시며

18 나로 숨을 쉬지 못하게 하시고 괴로운 슬픔으로 내게 채우시는구나.

19 힘으로 말하면 하나님보다 강한 자가 없고 심판으로 말하면 하나님보다 공정한 자가 없다.

20 “내가 의롭다고 해도 내 입이 나를 죄 있는 자로 단정할 것이며 내가 흠 없이 온전하다고 해도 하나님이 나의 악함을 입증하실 것이다.

21-22 사실 나에게 아무 죄도 없지만 나는 그 런 것에 관심이 없다. 나는 다만 내 생명을 천하게 여길 뿐이다. 하나님은 죄가 있건 없건 우리 모두를 멸망시키실 것이다.

23 뜻하지 않은 재앙으로 죽음이 휩쓸고 지나갈 때 하나님은 죄 없는 자의 고난을 비웃으실 것이다.

24 온 세상이 악인의 손아귀에 들어가 있고 재판관들의눈은 가리어져 있다. 하나님이 그렇게 하시지 않았다면 누가 그렇게 했겠느냐?

25 “내 날이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가니 즐거운 것을 볼 수가 없구나.

26 그 빠르기가 빠른 배 같고 먹이를 보고 잽싸게 내리덮치는 독수리와도 같다.

27 나는 내 원통함을 잊고 얼굴 빛을 고쳐 즐거운 표정을 짓겠다고 말하면서도

28 오히려 내가 당할 모든 고통을 두려워하는 것은 하나님이 나를 죄 없는 자로 인정하지 않으실 것을 내가 알기 때문이다.

29 내가 어차피 죄 있는 자로 단정될 바에야 쓸데없이 헛수고를 할 필요가 무엇이겠는가?

30 내가 비록가장 깨끗한 물로 몸을 씻고비눗물로 내 손을 문지를지라도

31 하나님은 나를 더러운 개천에 빠뜨려 내 옷이 오히려 나를 싫어하도록 하실 것이다.

32 “하나님은 나처럼 사람이 아니시므로 내가 그에게 대답할 수도 없고 우리가 법정에서 서로 맞설 수도 없다.

33 만일 우리 사이에 손을 얹고 중재할 자가 있다면,

34 내가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으로 더 이상 놀라지 않도록 내게서 그분의 채찍을 거둬 줄 자가 있다면,

35 아무 두려움 없이 내가 본래 그런 자가 아니라고 담대히 말할 수 있겠는데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 없구나.”

Categories
욥기

욥기 10

1 “나는 삶에 지쳐 버렸다. 마음껏 불평도 해 보고 내 영혼의 괴로움을 털 어놓아야겠다.

2 내가 하나님께 말하리라. ‘하나님이시여, 나를 죄인으로 단정하지 마시고 무엇 때문에 나를 죄인 취급하시는지 말씀해 주소서.

3 주의 손으로 직접 만드신 나는 학대하시고 멸시하시면서 악인의 책략을 너그럽게 보시는 것이 옳은 일이십니까?

4 주께서는 육신의 눈을 가지셨습니까? 어째서 사람이 보듯이 보십니까?

5 주의 날이 인생의 날처럼 짧습니까?

6 무엇 때문에 주께서는 내 허물을 찾고 내 죄를 꼬치꼬치 밝혀내시려고 하십니까?

7 주는 나에게 죄가 없는 것도 아시고 주의 손에서 나를 벗어나게 할 자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8 “ ‘주의 손으로 나를 빚어 만드시고 이제는 오히려 나를 없애 버릴 작정이십니까?

9 주여, 나를 흙으로 만드신 것을 기억하소서. 주께서는 나를 다시 티끌로 돌려보내시려고 하십니까?

10 주는 나를 우유처럼 쏟아 부으시고 치즈처럼 굳게 하셨습니다.

11 그러고서 나를 살과 가죽으로 입히시고 뼈와 힘줄로 얽어 매셨으며

12 나에게 생명을 주시고 사랑을 베푸셔서 주의 보살핌으로 내 영을 지키셨습니다.

13-14 “ ‘그러나 나는 주께서 나를 지켜 보시 다가 만일 내가 범죄하면 나를 죄인으로 인정하여 용서하지 않으실 것을 알고 있습니다.

15 내가 만일 악하다면 나에게 화가 미칠 것이지만 죄가 없다고 해도 내가 머리를 들 수 없는 것은 내가 수치감에 빠져 내 고통을 의식하기 때문입니다.

16 내가 머리를 치켜들면 주께서는 사자처럼 나를 덮쳐 무서운 위력을 다시 나타내십니다.

17 주께서 증인을 번갈아 세워 나를 괴롭게 하시며 나에게 대한 분노를 점점 더하시니 군대가 번갈아 나를 치는 것 같습니다.

18 “ ‘그런데 주께서는 무엇 때문에 나를 태어나게 하셨습니까? 내가 차라리 아무도 보기 전에 죽었으면 좋을 뻔하였습니다.

19 그랬더라면 내가 생기지 않은 것과 같이 되어 태에서 바로 무덤으로 가고 말았을 것입니다.

20-21 나의 짧은 생이 거의 끝나지 않았습니 까? 제발 좀 내버려 두십시오. 나는 잠시라도 평안한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나는 곧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22 그 곳은 어둡고 음산하며 죽음의 그늘이 져서 무질서하고 광명도 흑암과 같은 곳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