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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상

사무엘상 5

블레셋 사람들과 법궤

1 블레셋 사람들은 하나님의 궤를 뺏은 다음 그것을 에벤에셀에서 아스돗으로

2 가지고 가 그들의 다곤 신전 안에 있는 다곤 신상 곁에 두었다.

3 아스돗 사람들이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신전에 가 보니 다곤이 얼굴을 땅에 대고 여호와의 궤 앞에 쓰러져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다곤을 일으켜 다시 제자리에 세워 두었다.

4 그런데 그 다음날 아침에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다곤이 여호와의 궤 앞에 쓰러져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머리와 두 손목이 끊어져 문지방에 얹혀 있었고 몸통만 그대로 남아 있었다.

5 그래서 그 후로부터 다곤의 제사장들이나 그 신전에 드나드는 사람들은 아스돗에 있는 다곤 신전의 문지방을 밟지 않았다.

6 그때 여호와께서는 아스돗 일대에 악성 종기가 퍼지게 하셔서 그 곳 사람들을 무섭게 벌하기 시작하였다.

7 아스돗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 “우리가 더 이상 이스라엘 신의 궤를 여기에 둘 수 없다. 이러다가는 우리 신 다곤과 함께 모두 전멸하고 말겠다” 하고 소리를 질렀다.

8 그래서 그들은 블레셋 다섯 지방의 통치자들을 불러모으고 그 궤의 처리 문제를 의논한 끝에 가드로 보낼 것을 결정하고 그것을 그리로 옮겼다.

9 그러나 그 궤를 옮긴 후에 여호와께서 그 성에도 큰 벌을 내리셔서 젊은 사람 늙은 사람 할 것 없이 모조리 악성 종기에 시달리게 하시므로 그 성에 일대 혼란이 일어났다.

10 그래서 그들은 하나님의 궤를 에그론으로 보냈다. 그러나 에그론 사람들이 하나님의 궤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저들이 이스라엘 신의 궤를 이리로 가지고 와서 우리를 다 죽이려 하는구나!” 하고 외쳤다.

11 그러므로 그들은 다시 블레셋 다섯 지방 통치자들을 불러모아 “이스라엘 신의 궤를 본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고 우리가 죽음을 면하자” 하였다. 그러나 하나님이 그들을 무섭게 치시므로 그 성은 온통 죽음의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

12 그리고 죽지 않고 살아 남은 자들도 악성 종기 때문에 고통을 당하게 되자 그 성의 부르짖음이 하늘에 사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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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상 6

법궤가 이스라엘로 돌아옴

1 여호와의 궤가 블레셋 땅에 있은 지 7개월이 되었을 때

2 블레셋 사람들이 그들의 제사장들과 점쟁이들을 불러 놓고 물었다. “우리가 여호와의 궤를 어떻게 하면 좋겠소? 우리가 어떻게 하면 이 궤를 본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지 가르쳐 주시오.”

3 “이스라엘 신의 궤를 돌려보내려면 그냥 보내지 말고 허물을 씻는 속건제물도 함께 보내야 합니다. 그러면 병도 낫고 이스라엘 신이 계속 우리에게 벌을 주는 이유도 알게 될 것이오.”

4 “그렇다면 속건제물로 무엇을 보내면 되겠소?” 그러자 그들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블레셋 각 지방 통치자들의 수효대로 악성 종기 모양으로 만든 금 다섯 덩어리와 금쥐 다섯 마리를 보내시오. 이것은 당신들과 당신들의 통치자들에게 내린 재앙이 똑같기 때문이오.

5 그러므로 당신들은 이런 모양의 악성 종기와 쥐를 만들어 보내고 이스라엘 신에게 찬양을 돌리시오. 그러면 그가 우리와 우리 신들과 우리 땅에 내리는 재앙을 그치게 할지도 모릅니다.

6 바로와 이집트 사람들처럼 고집을 피워 반항하지 마시오. 그들이 이스라엘 사람들을 떠나지 못하게 하였을 때 이스라엘의 신이 그들에게 무서운 재앙을 내리지 않았소?

7 그러므로 새 수레를 만들고 아직 멍에를 메어 보지 않은 젖소 두 마리를 끌어다가 수레에 매고 그 송아지는 마구간에 떼어 놓으시오.

8 그리고 여호와의 궤를 가져다가 수레에 싣고 종기 모양으로 만든 금덩어리와 금쥐는 상자에 담아 그 궤 옆에 두고 그 소들이 가고 싶은 대로 가도록 내버려 두시오.

9 그러나 잘 지켜 보고 있다가 만일 그 소들이 우리 국경을 넘어서 벧 – 세메스로 가면 이 큰 재앙은 이스라엘의 신이 우리에게 내린 것이요, 만일 그렇지 않으면 이 재앙은 그가 내린 것이 아니라 우연히 일어난 사건으로 보아야 할 것이오.”

10 그래서 블레셋 사람들은 그들의 지시대로 송아지는 마구간에 떼어 놓은 채 젖소 두 마리를 끌어다가 수레에 매고

11 여호와의 궤와 그리고 악성 종기 모양으로 만든 금덩어리와 금쥐를 담은 상자를 수레에 실었다.

12 그러자 그 소들은 곧장 벧 – 세메스를 향해 울며 나아갔고 길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블레셋 다섯 지방 통치자들은 벧 – 세메스 경계까지 그것들을 뒤따라갔다.

13 벧 – 세메스 사람들은 골짜기에서 밀을 베다가 궤를 보고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14 수레가 여호수아라는 사람의 밭에 들어와 큰 바위 곁에 멈추자 사람들은 수레의 나무를 패고 그 소들을 잡아 여호와께 번제로 드렸다.

15 레위 지파 사람들은 여호와의 궤와 그리고 금덩어리가 담긴 상자를 수레에서 내려 그 바위 위에 놓았다. 그 날 벧 – 세메스 사람들은 번제 외에도 다른 많은 제물을 여호와께 드렸다.

16 블레셋 다섯 지방 통치자들은 이 모든 것을 보고 그 날 에그론으로 돌아갔다.

17 블레셋 사람들이 여호와께 속건제물로 드린 종기 모양의 금덩어리는 아스돗, 가사, 아스글론, 가드, 에그론에서 각각 하나씩 보낸 선물이었으며

18 그 금쥐는 다른 블레셋 도시, 곧 다섯 지방 통치자들이 다스리는 요새화된 성과 시골 부락들의 수효대로 바친 것이었다. 그리고 여호와의 궤를 놓았던 바위는 그 당시에 일어난 사건의 증거물로서 오늘날까지 벧 – 세메스 사람 여호수아의 밭에 그대로 있다.

19 그러나 벧 – 세메스 사람들이 여호와의 궤를 들여다보았기 때문에 여호와께서는 그들을 쳐서70명을 죽였다. 그러자 벧 – 세메스 사람들이 통곡하며

20 “이 거룩하신 하나님 여호와 앞에 누가 설 수 있겠는가? 우리가 여호와의 궤를 여기서 어디로 보내야 좋단 말인가!” 하고 부르짖었다.

21 그래서 그들은 사람들을 기럇 – 여아림 주민들에게 보내 “블레셋 사람들이 여호와의 궤를 도로 보내왔으니 당신들은 내려와서 이것을 가져가시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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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상 7

사무엘이 이스라엘을 다스림

1 그래서 기럇 – 여아림 사람들은 여호와의 궤를 가지고 가서 산언덕에 사는 아 비나답의 집에 두고 그의 아들 엘리아살에게 그 궤를 맡겨 지키도록 하였다.

2 여호와의 궤가 기럇 – 여아림에 들어간 지 20년이 되었고 그 동안에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은 슬퍼하며 여호와를 찾았다.

3 그래서 사무엘이 모든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이 진심으로 여호와께 돌아오고자 하면 이방 신들과 아스다롯 우상들을 여러분 가운데서 제거하고 여호와만 섬기기로 작정하십시오. 그러면 그분이 여러분을 블레셋 사람에게서 구출하실 것입니다.”

4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바알과 아스다롯 우상을 없애 버리고 여호와만 섬겼다.

5 그때 사무엘이 그들에게 “이스라엘 백성 여러분, 모두 미스바로 모이십시오. 내가 여러분을 위해 여호와께 기도하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6 그래서 그들은 미스바에 모여서 물을 길어 여호와 앞에 붓고 온종일 금식하며 “우리가 여호와께 범죄하였습니다” 하고 자기들의 죄를 고백하였다. 그리고 사무엘은 그 곳 미스바에서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었다.

7 블레셋 사람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미스바에 모였다는 말을 듣고 병력을 동원하여 그들을 치려고 올라왔다. 그러자 이스라엘 사람들은 블레셋 사람들을 두려워하여

8 사무엘에게 “당신은 우리를 블레셋군의 손에서 구원해 달라고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쉬지 말고 기도하십시오” 하였다.

9 그래서 사무엘이 젖 먹는 어린 양 한 마리를 가져다가 통째로 태워 여호와께 번제를 드리고 이스라엘을 도와 달라고 부르짖자 여호와께서는 그 기도를 들어주셨다.

10 사무엘이 번제를 드리고 있을 때 블레셋군이 이스라엘과 싸우려고 접근해 왔으나 여호와께서 큰 천둥 소리로 그들을 혼란 속에 몰아 넣으셨다. 그래서 이스라엘군은 그들을 격퇴하고

11 미스바에서 벧 – 갈까지 계속 추격하며 그들을 쳤다.

12 그때 사무엘은 돌 하나를 주워 미스바와 센 사이에 세우고 “여호와께서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 하고 그 이름을‘에벤에셀’ 이라 불렀다.

13 이렇게 해서 블레셋 사람들은 굴복하고 다시는 이스라엘 땅에 쳐들어오지 못했는데 이것은 여호와께서 사무엘이 살아 있는 동안 그들을 막으셨기 때문이었다.

14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은 블레셋군에게 빼앗겼던 에그론과 가드 사이의 모든 성들을 되찾았다. 그리고 이스라엘과 아모리 사람 사이에도 평화가 있었다.

15 사무엘은 평생 동안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일하였다.

16 그는 해마다 벧엘과 길갈과 미스바로 순회하면서 그 곳의 모든 소송 문제를 처리해 주고

17 다시 자기 집이 있는 라마로 돌아왔는데 그는 거기서도 이스라엘 사람들의 소송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그리고 사무엘은 여호와를 위해 그 곳에 단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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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상 8

왕을 요구하는 이스라엘 백성

1 이제 사무엘은 많이 늙었다. 그래서 그는 자기 아들들을 이스라엘의 사사로 세웠는데

2 장남은 요엘이며 차남은 아비야였다. 그들은 브엘세바에서 사사가 되었으나

3 자기 아버지와 같지 않아서 돈을 탐하여 뇌물을 받고 재판 업무를 공정하게 처리하지 않았다.

4 그래서 이스라엘의 모든 장로들이 모여서 라마에 있는 사무엘에게 찾아가

5 이렇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이제 당신은 늙으셨고 당신의 아들들은 당신의 행위를 본받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 다른 나라들과 같이 우리에게도 왕을 세워 우리를 다스리게 하십시오.”

6 사무엘은 왕을 세워 달라는 그들의 요구를 기쁘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여호와께 기도하여 물어 보았다.

7 그러자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렇게 대답하셨다. “백성들이 너에게 한 말을 다 들어주어라. 그들은 너를 버린 것이 아니라 나를 버려 더 이상 내가 그들의 왕이 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8 내가 그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낸 그 날부터 오늘날까지 그들은 계속 나를 저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겨왔으며 이제 그들은 너에게도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

9 이제 너는 그들의 말을 들어라. 그러나 왕을 모시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들에게 경고해 주어라.”

10 그래서 사무엘은 왕을 요구하는 백성에게 여호와의 말씀을 전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11 “여러분이 왕을 모시겠다고 계속 고집하면 그 왕은 여러분의 아들들을 징발하여 그의 전차와 말을 몰게 하고 그의 전차 앞에 달리게 할 것이며

12 또 여러분의 아들들 중에 어떤 사람은 군 부대의 지휘관이 되게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종을 삼아 궁전의 밭을 갈며 추수하게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왕의 무기와 전차의 도구를 만들게 할 것입니다.

13 그리고 그는 여러분의 딸들을 데리고 가서 강제로 요리시키고 빵을 굽고 향료를 만들게 할 것입니다.

14 그가 여러분의 밭과 포도원과 감람원 중에서 제일 좋은 것을 빼앗아 그의 신하들에게 줄 것이며

15 또 여러분이 추수한 수확의 십일조를 거두어 자기 관리와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고

16 여러분의 남녀 종들과제일 좋은 소와 나귀를 끌고 가서 그의 사적인 일을 시킬 것입니다.

17 그리고 그는 여러분의 양떼 중 10분의 을 빼앗아 갈 것이며 여러분은 그의 종이 될 것입니다.

18 그때 여러분은 여러분이 택한 바로 그 왕 때문에 눈물로 부르짖을 것이나 여호와께서는 여러분에게 응답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19 그러나 백성들은 사무엘의 경고를 듣지 않고 “아닙니다. 그래도 우리는 왕이 있어야 되겠습니다.

20 우리는 우리 주변의 다른 나라들과 같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래야 그가 우리를 다스리며 전쟁에서 우리를 지휘하고 우리를 위해 싸울 것이 아닙니까?” 하고 우겨댔다.

21 사무엘이 백성들의 말을 듣고 그대로 여호와께 전하자

22 여호와께서는 그들의 말대로 왕을 세우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사무엘은 그렇게 하기로 하고 그 사람들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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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상 9

왕으로 뽑힌 사울

1 베냐민 지파에 기스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부유하고 유력한 사람으로 아 비엘의 아들이며 스롤의 손자요 베고랏의 증손이며 아비아의 현손이었다.

2 기스에게는 사울이라는 아들 하나가 있었는데 그는 이스라엘에서 키가 제일 크고 으뜸가는 미남자였다.

3 어느 날 기스의 나귀들이 길을 잃고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사울과 하인 한 사람을 보내며 나귀들을 찾아오라고 하였다.

4 그들은 에브라임 산간 지대와 살리사 땅과 사알림 일대와 베냐민 전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샅샅이 찾아보았으나 나귀들을 찾을 수가 없었다.

5 그들이 숩 땅에 이르렀을 때 사울이 하인에게 말하였다. “그냥 집으로 돌아가자. 지금쯤 아버지께서는 잃은 나귀보다 우리를 더 걱정하실 것이다.”

6 “좋은 수가 있습니다. 이 성에 하나님의 사람이 있는데 그가 말한 것은 무엇이든지 이루어지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그를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 찾아가서 한번 물어 봅시다. 나귀가 어디 있는지 아마 가르쳐 줄 것입니다.”

7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그에게 드릴 선물이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 우리 음식도 다 떨어졌으니 그에게 드릴 것이라곤 하나도 없다.”

8 “나에게 조그만은화 하나가 있습니다. 이것이라도 그에게 드리고 한번 알아보도록 합시다.”

9-11 “그거 좋은 생각이다. 그렇게 하도록 하자.” 그래서 그들은 예언자가 있다는 성을 향해 출발하였다. 그들은 성으로 가는 언덕길을 올라가다가 물 길으러 나오는 처녀들을 만나 “이 성에 선견자가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그 당시에는 예언자를 선견자라고 불렀기 때문에 사람들은 하나님에게 물어 볼 일이 생길 때마다 지금 흔히 우리가 말하는 식으로 “예언자에게 가서 물어 보자” 라고 하지 않고, “선견자에게 가서 물어 보자” 라고 말하기가 일쑤였다.)

12-13 그때 처녀들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예, 방금 이 길을 지나서 성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는 외출했다가 오늘 백성들의 산당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이제 막 돌아왔습니다. 그는 곧 산당으로 떠나야 합니다. 이것은 백성들이 그가 와서 축복 기도를 해 주기 전에는 제물을 먹지 않고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지금 서둘러 성으로 들어가 보세요. 곧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14 그래서 그들은 성으로 급히 떠났다. 그들이 성으로 들어갈 때 사무엘이 산당에 가려고 나오고 있었다.

15 여호와께서는 전날 사울이 올 것을 미리 알게 하려고 사무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16 “내일 이맘때에 내가 베냐민 땅에서 한 사람을 너에게 보내겠다. 너는 그에게 기름을 부어 내 백성의 지도자로 삼아라. 그가 내 백성을 블레셋 사람에게서 구해 낼 것이다. 내가 그들의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니 측은한 마음이 드는구나!”

17 사무엘이 사울을 보는 순간 여호와께서 그에게 “저 사람이 내가 너에게 말한 바로 그 사람이다. 그가 내 백성을 다스릴 것이다!” 하고 일러 주셨다.

18 그때 사울이 사무엘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선견자의 집이 어디 있는지 좀 가르쳐 주시겠습니까?”

19 “내가 바로 선견자요. 당신은 먼저 산당으로 올라가시오. 오늘 당신과 내가 함께 식사할 것이오. 내일 아침 내가 당신을 보낼 때에 당신이 알고 싶어하는 것을 다 말해 주겠소.

20 그리고 사흘 전에 잃어버린 나귀에 대해서는 조금도 염려하지 마시오. 그것은 이미 찾았소.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처럼 원하던 자가 누구요? 바로 당신과 당신의 가족이 아니오?”

21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나는 이스라엘 지파 중에서도 가장 작은 베냐민 지파 출신이며 게다가 우리 가족은 우리 지파의 모든 집안 중에서도 가장 보잘것없는 집안인데 어째서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까?”

22 사무엘은 사울과 그의 하인을 데리고 큰 객실로 들어가서 그들을 귀빈석에 앉혔는데 그 곳에는 30명 정도의 손님들이 모여 있었다.

23 그런 다음 사무엘이 요리사에게 그들을 위해 미리 준비해 놓은 가장 맛있는 고기를 사울에게 갖다 주라고 지시하자

24 그는 그 고기를 가져다가 사울 앞에 놓았다. 그러자 사무엘이 “자, 먹읍시다. 이것은 내가 이 손님들을 초대하기 전부터 당신을 위해 준비해 놓은 것이오” 하였다. 그래서 그 날 사울은 사무엘과 함께 식사하였다.

25 그 후에 그들은 산당에서 내려와 성으로 돌아왔다. 사무엘은 사울을 데리고 옥상으로 올라가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26 다음날 아침 사무엘은 일찍 일어나 옥상에 있는 사울을 불러 “일어나시오. 당신이 떠날 시간이 되었소” 하였다. 사울이 일어나자 사무엘은 그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27 그들이 성 끝에 왔을 때 사무엘은 사울에게 “잠깐 내가 당신에게 할 말이 있소. 하인을 앞서 보내도록 하시오” 하였다. 하인이 앞서 가자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 “여기 잠시 멈추시오. 내가 하나님의 말씀을 당신에게 일러 주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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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상

사무엘상 10

사무엘이 사울에게 기름을 붓다

1 그때 사무엘은 기름병을 가져다가 사울의 머리에 붓고 그의 볼에 입을 맞추며 말하였다.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은 여호와께서 당신을 자기 백성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우셨기 때문이오.

2 당신은 돌아갈 때 베냐민 땅의 셀사에 있는 라헬의 무덤 곁에서 두 사람을 만날 것이며 그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오. ‘당신이 찾으러 간 나귀들을 찾게 되어 당신의 아버지는 한시름 놓았으나 오히려 당신을 걱정하며 어떻게 하면 당신을 찾겠느냐고 물었습니다.’

3 “그리고 당신이 다볼의 상수리나무에 이르면 하나님께 예배하러 벧엘로 올라가는 세 사람이 맞은편에서 오고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오. 그들 중 한 사람은 염소 새끼 세 마리를 끌고 올 것이며 또 한 사람은 빵 세 덩이를 가졌고 다른 한 사람은 포도주 한 부대를 가지고 있을 것이오.

4 그들이 당신에게 인사하고 빵 두 덩이를 줄 것이며 당신은 그것을 받게 될 것이오.

5 그 후에 당신은 블레셋군의 주둔지가 있는‘하나님의 산’ 으로 가게 될 것이오. 당신이 그 곳에 도착하면 산당에서 떼지어 내려오는 예언자들을 만날 것이며 그들은 내려오면서 피리를 불고 북을 치며 수금과 비파를 타면서 예언할 것이오.

6 그때 당신은 여호와의 성령에 완전히 사로잡혀 당신도 그들과 함께 예언하고 변하여 다른 사람이 될 것이오.

7 그때부터 당신은 상황에 따라 행동하시오. 여호와께서 당신과 함께하실 것이오.

8 당신은 먼저 길갈로 내려가서 기다리시오. 7일 후에 내가 그리로 가서 번제와 화목제를 드리겠소. 당신이 할 일에 대해서는 내가 그 곳에 도착해서 일러 주겠소.”

9 사울이 작별 인사를 하고 사무엘을 떠나려고 할 때 하나님이 그에게 새 마음을 주셨으며 또 사무엘이 말한 모든 예언도 그 날 다 이루어졌다.

10 사울과 그의 하인이 하나님의 산에 도착했을 때 예언자들이 나와 사울을 영접하였다. 바로 그때 하나님의 성령이 사울을 강하게 사로잡자 그도 그 예언자들과 함께 예언하기 시작하였다.

11 전에 사울을 알던 사람들은 그가 이렇게 하는 것을 보고 “도대체 기스의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느냐? 사울도 예언자란 말인가?” 하고 외쳤다.

12 또 그 곳에 사는 어떤 사람은 “그의 조상 가운데서도 이처럼 예언을 하는 자가 있었느냐?” 하고 묻기도 하였다. 그래서 여기서부터 “사울도 예언자란 말이냐?” 라는 유행어가 생기게 되었다.

13 사울은 예언하던 것을 그치고 산당으로 올라갔다.

14 사울의 삼촌이 사울과 그 하인을 보고 물었다. “도대체 너희들은 어디 갔었느냐?” “우리는 나귀를 찾으러 갔다가 찾을 수 없어서 예언자 사무엘에게 물어 보려고 갔었습니다.”

15 “그래? 그가 뭐라고 하더냐?”

16 “그가 나귀를 찾았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사울은 자기가 왕으로 기름 부음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사울이 왕으로 선포됨

17 사무엘이 이스라엘 백성을 미스바에 모으고

18 그들에게 여호와의 말씀을 이렇게 전하였다. “내가 너희를 이집트에서 인도해 내어 이집트 사람들과 너희를 괴롭히던 모든 원수들의 손에서 너희를 구해 주었다.

19 그러나 너희는 모든 재난과 고통에서 너희를 구출한 너희 하나님을 저버리고 오히려 ‘우리에게 왕을 세워 주시오!’ 하고 요구하였다. 그러므로 이제 너희는 지파와 집안별로 나 여호와 앞에 나오너라.”

20 그래서 사무엘은 각 지파의 지도자들을 여호와 앞으로 나오게 했는데 그때 베냐민 지파가 뽑혔다.

21 그런 다음 사무엘이 베냐민 지파를 집안별로 여호와 앞에 나오게 하자 이번에는 마드리 집안이 뽑혔다. 마지막으로 마드리 집안이 여호와 앞에 나왔을 때 기스의 아들 사울이 뽑혔으나 그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22 그래서 그들이 “그가 어디 있습니까? 그가 우리 가운데 있습니까?” 하고 여호와께 묻자 여호와께서는 “그가 짐꾸러미 사이에 숨어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23 그래서 그들이 달려가서 사울을 데리고 왔는데 그는 키가 커서 다른 사람들이 그의 어깨까지밖에 미치지 못하였다.

24 그때 사무엘이 모든 백성에게 “이분이 여호와께서 왕으로 뽑은 사람입니다. 이스라엘에 이만한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자 백성들은 왕의 만세를 외쳐댔다.

25 그때 사무엘은 왕의 권리와 의무가 무엇인지 백성들에게 말하고 그것을 책에 기록하여 여호와 앞에 두고 백성들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다.

26 사울이 기브아에 있는 자기 집으로 돌아갈 때 마음에 하나님의 감동을 받은 사람들은 그와 동행하였으나

27 몇몇 불량배들은 “이 사람이 어떻게 우리를 구원하겠느냐?” 하며 그를 무시하고 그에게 아무 선물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사울은 침묵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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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상 11

사울이 야베스성을 구출함

1 그 후에 암몬 사람 나하스가 길르앗의 야베스성을 치기 위해 군대를 이 끌고 와서 포진하자 야베스 사람들은 나하스에게 “우리와 조약을 맺읍시다. 그러면 우리가 당신들의 종이 되겠소” 하였다.

2 그때 나하스는 “좋다.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내가 너희 오른눈을 모조리 뽑아 온 이스라엘의 치욕거리로 삼겠다” 하고 대답하였다.

3 그래서 야베스 지도자들은 다시 간청하였다. “우리가 이스라엘 전역에 사자를 보낼 수 있도록 일 주일간만 여유를 주시오. 그래도 우리를 도울 자가 없으면 우리가 당신의 조건에 응하겠소.”

4 사자들이 사울의 고향인 기브아에 달려가서 백성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자 모든 사람들이 통곡하기 시작하였다.

5 바로 그때 밭을 갈다가 집에 돌아온 사울은 곳곳에서 들려오는 울음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이오? 어째서 모두 이렇게 울고 있소?” 하고 물었다. 그래서 백성들은 그에게 야베스 사람들이 말한 것을 그대로 일러 주었다.

6 사울은 그들의 말을 들을 때에 하나님의 성령에 크게 감동되어 강한 분노를 느꼈다.

7 그래서 그는 소 두 마리를 끌어다가 여러 토막으로 잘라 사자들에게 주면서 이것을 이스라엘 전 지역으로 들고 다니며 이렇게 외치라고 지시하였다. “누구든지 사울과 사무엘을 따라 나서지 않는 자는 그의 소들에게도 이렇게 하겠다!” 그러자 백성들은 여호와를 두려워하여 하나같이 달려나왔다.

8 사울이 그들을 베섹에 집결시키고 인원을 점검한 결과 이스라엘 사람이 300,000명이며 유다 사람이 30,000명이었다.

9 그런 다음 사울은 사자들을 길르앗의 야베스로 돌려보내며 “내일 정오까지 우리가 당신들을 구출하겠소” 하였다. 사자들이 돌아가서 이 소식을 전하자 야베스 사람들은 무척 기뻐하였다.

10 그리고 그들은 나하스에게 “항복합니다. 내일 우리가 당신들에게 나갈 테니 당신들이 좋을 대로 하시오” 하였다.

11 다음날 새벽 사울은 병력을 세 부대로 나누고 암몬군을 기습하여 그들을 정오까지 쳐죽였다. 그래서 살아 남은 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단 두 사람도 함께 남은 자가 없었다.

12 그러자 백성들은 “사울이 우리의 왕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 자가 누구입니까? 그들을 끌어내십시오. 우리가 죽여 버리겠습니다” 하고 사무엘에게 말하였다.

13 그러나 사울이 그들에게 “오늘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구출한 날이므로 아무도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됩니다” 하였다.

14 그때 사무엘이 백성들에게 “자, 우리 모두 길갈로 가서 다시 한번 사울을 우리의 왕으로 선포합시다!” 하고 외치자

15 모든 백성은 길갈로 가 여호와 앞에서 사울을 왕으로 선포하고 그를 왕위에 앉혔다. 그런 다음 그들은 여호와께 화목제를 드리고 사울과 함께 거기서 크게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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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상

사무엘상 12

사무엘의 고별사

1 그때 사무엘이 백성들에게 다시 말하였다. “나는 여러분의 요구대로 여러분에게 왕을 세워 주었습니다.

2 보십시오. 지금 왕은 여러분 앞에 있습니다. 이제 나는 늙어 백발이 되었고 내 아들들은 여러분과 함께 있습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여러분의 지도자로 일해 왔습니다.

3 지금 내가 여호와 앞과 그의 택한 왕 앞에 섰으니 내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말해 보십시오. 내가 누구의 소나 나귀를 뺏은 일이 있습니까? 여러분을 속이거나 못 살게 군 일이 있습니까? 뇌물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내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말하십시오. 그러면 모든 것을 갚아 드리겠습니다.”

4 그러자 백성들이 대답하였다. “당신은 우리를 속이거나 못 살게 군 일이 없으며 단 한 번도 뇌물을 받은 일이 없습니다.”

5 “여러분이 내게서 아무 죄도 찾아내지 못한 이 일에 대해서 여호와와 그분의 택한 왕이 증인입니다.” “그렇습니다. 여호와께서 우리의 증인이 되셨습니다.”

6 그러자 사무엘이 백성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모세와 아론을 세우시고 여러분의 조상들을 이집트에서 인도해 내신 분은 바로 여호와이십니다.

7 이제 여러분은 여기 조용히 서 계십시오. 여호와께서 여러분과 여러분의 조상들을 위해 행하신 모든 선한 일에 대하여 내가 여호와 앞에서 여러분과 하나하나 따져가며 말씀드리겠습니다.

8 여러분의 조상들이 이집트에서 도와 달라고 여호와께 부르짖자 여호와께서는 모세와 아론을 보내 그들을 이 땅으로 인도해 내셨습니다.

9 그러나 그들은 곧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여호와께서는 하솔 왕의 군대 총사령관 시스라와 블레셋 사람과 모압 왕에게 그들을 넘겨 주셨습니다.

10 그때 백성들은 다시 여호와께 부르짖으며 ‘우리가 여호와를 버리고 이방 우상 바알과 아스다롯을 섬겨 범죄하였습니다. 이제 우리를 원수들의 손에서 구해 주소서. 그러면 우리가 당신을 섬기겠습니다’ 하고 애원하였습니다.

11 그래서 여호와께서는 기드온과 바락과 입다와 나 사무엘을 보내 여러분을 원수들의 손에서 구출하여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12 그러나 여러분은 암몬 왕 나하스를 두려워하여 여호와 하나님이 여러분의 왕인데도 불구하고 나에게 와서 여러분을 다스릴 왕을 세워 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13 보십시오. 이제 여러분이 택한 왕이 여기 있습니다. 여러분이 왕을 요구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여러분의 요구를 들어주셨습니다.

14 만일 여러분이 여호와를 두려운 마음으로 섬기고 그분이 명령하신 것을 거역하지 않고 그대로 순종하며 또 여러분과 여러분의 왕이 여러분의 하나님 여호와를 따르면 모든 일이 순조로울 것입니다.

15 그러나 만일 여러분이 여호와의 명령을 거역하고 순종하지 않으면 그 때는 여호와께서 여러분의 조상을 벌하신 것처럼 여러분을 무섭게 벌하실 것입니다.

16 이제 여러분은 여호와께서 행하시는 놀라운 일을 지켜 보십시오.

17 여러분도 알겠지만 밀을 추수하는 이맘때는 비 오는 계절이 아닙니다. 그러나 내가 기도하면 여호와께서 우레와 비를 보내실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왕을 요구한 그 죄가 얼마나 크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18 그러고서 사무엘이 기도하자 여호와께서 우레와 비를 보내셨다. 그러자 모든 백성이 이것을 보고 여호와와 사무엘을 몹시 두려워하며

19 사무엘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를 위해서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 기도하여 제발 우리가 죽지 않게 해 주십시오. 우리는 우리가 지은 모든 죄 외에도 왕을 요구하여 또 하나의 다른 죄를 범했습니다.”

20 그러자 사무엘은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하고 백성들을 안심시키며 다시 말을 이었다. “여러분이 지금까지는 그런 악한 짓을 하였으나 이제는 여호와를 떠나지 말고 그분을 진심으로 섬기십시오.

21 여러분은 거짓 신들을 좇아서는 안 됩니다. 그들은 무익하므로 여러분을 도와줄 수도 없고 구원할 수도 없습니다.

22 여호와께서는 여러분을 자기 백성으로 삼으신 것을 기뻐하시기 때문에 그분의 위대하신 이름을 생각해서도 여러분을 버리지 않으실 것입니다.

23 그리고 나는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는 일을 중단함으로 여호와께 범죄하지 않을 것이며 계속 선하고 옳은 것을 여러분에게 가르칠 것입니다.

24 여러분은 여호와를 두려워하고 마음을 다하여 진심으로 그분을 섬기십시오. 그리고 그분이 여러분을 위해 행하신 그 모든 놀라운 일들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25 그러나 만일 여러분이 계속 죄를 범하면 여러분과 여러분의 왕이 다 멸망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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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상 13

블레셋과의 전쟁과 사울의 불법적인 제사

1 사울은 왕이 되어 이스라엘을 다스린 지 2년째에 이스라엘 백성을 모으고

2 그 중에서 3,000명을 골라 2,000명은 자기와 함께 믹마스와 벧엘산에 있게 하고 나머지 1,000명은 그의 아들 요나단과 함께 베냐민 지파의 땅 기브아에 있게 하였으며 남은 백성은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다.

3-4 그때 요나단이 게바에 있는 블레셋 사 람의 주둔군을 쳐서 죽이자 이 소식이 순식간에 블레셋 땅에 전해졌다. 그래서 사울은 전국 각처에 나팔을 불게 하여 그가 블레셋 주둔군을 죽여 이스라엘 사람이 블레셋 사람에게 증오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을 알리도록 하였다. 그러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소식을 듣고 길갈에 모여 사울을 따랐다.

5 한편 블레셋 사람들은 이스라엘과 싸우려고 막강한 군대를 이끌고 올라와 벧 – 아웬 동쪽의 믹마스에 진을 쳤는데 전차30,000대와 마병 6,000명을 가진 그들의 병력은 해변의 모래알처럼 많았다.

6 이때 적의 어마어마한 병력을 보고 사태가 다급해진 이스라엘 사람들은 완전히 전의를 상실하고 굴과 수풀과 바위틈과 빈 무덤과 웅덩이를 찾아 숨었고

7 어떤 사람들은 요단강을 건너 갓과 길르앗 땅으로 도망치기도 하였다. 그러나 사울은 아직 길갈에 머물러 있었고 그와 함께 있는 사람들은 다가올 위험을 생각하며 무서워서 떨고 있었다.

8 거기서 사울은 사무엘의 지시대로 그를 7일 동안 기다렸으나 사무엘은 그때까지 오지 않았다. 그러자 남아 있던 사람들마저 하나씩 둘씩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하였다.

9 그래서 사울은 번제물과 화목제물을 가져오게 하여 그것을 직접 불로 태워 드렸다.

10 그러나 그가 막 제사를 다 드렸을 때 사무엘이 도착하였다. 사울이 나가 그를 맞았으나

11 사무엘은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오?” 하고 오히려 왕을 꾸짖었다. 그러자 사울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내 부하들은 내 곁을 떠나고 당신은 오기로 약속한 날에 오지 않고 게다가 블레셋군은 믹마스에서 전투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을 보고

12 ‘블레셋 사람들이 나를 치려고 오는데 나는 아직도 여호와의 도움을 구하지 않았다’ 는 생각이 들었소. 그래서 내가 당신을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 하는 수 없이 번제를 드리고 말았소.”

13 이때 사무엘이 사울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어리석은 짓을 하였소! 당신은 왕으로서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에 불순종했단 말이오. 여호와께서는 당신과 당신의 자손들을 영원히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을 작정이었소.

14 그러나 이제 당신의 나라는 길지 못할 것이오. 여호와께서는 이미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아서 자기 백성을 다스릴 왕으로 세웠소. 이것은 당신이 여호와의 명령에 순종하지 않았기 때문이오.”

15 그러고서 사무엘은 길갈을 떠나 베냐민 땅의 기브아로 가 버리고 말았다. 사울은 남은 병력의 인원을 점검했으나 600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16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단과 남은 백성은 베냐민 땅의 게바에 진을 치고 블레셋 사람은 믹마스에 그대로 있었다.

17 블레셋군은 3개 부대의 특공대를 조직하여 블레셋 진지에서 나왔다. 한 부대는 수알 땅의 오브라로 향하였고

18 또 한 부대는 벧 – 호론으로, 나머지 한 부대는 광야 부근의 스보임 골짜기가 내려다보이는 국경 지대로 향하였다.

19 그 당시에는 이스라엘 땅에 철공이 하나도 없었다. 블레셋 사람들은 히브리 사람들이 칼이나 창을 만들어 가지는 것을 두렵게 여겨 히브리 사람들에게는 그런 것을 만들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었다.

20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보습이나 도끼나 괭이나 낫을 벼릴 때마다 그것을 블레셋 대장장이에게 가지고 갔는데

21 보습이나 삽을 벼리는 값은 동전두 개였고 도끼나 낫이나 쇠채찍을 벼리는 값은 동전한 개였다.

22 그래서 그날 사울과 요나단을 제외한 이스라엘 전 군인에게는 칼이나 창이 하나도 없었다.

23 그리고 블레셋군은 일부 병력을 투입하여 믹마스 고개를 지키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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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상

사무엘상 14

블레셋군을 대파시킨 요나단

1 하루 정도 지났을 때 사울의 아들 요나단은 자기 곁에 선 젊은 호위병에 게 “자, 저 계곡을 건너서 블레셋 사람의 진지로 가자” 하였다. 그러나 그는 그 사실을 자기 아버지에게 알리지 않았다.

2 사울은 600명의 부하들과 함께 기브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미그론의 석류나무 주위에 진을 치고 있었다.

3 그들 가운데는 아히야라는 제사장도 있었는데 그는 이가봇의 형제 아히둡의 아들이며 비느하스의 손자요 실로에서 여호와의 제사장으로 있었던 엘리의 증손이었다. 그런데 요나단이 적진을 향해 떠났다는 것을 아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4 블레셋 진지까지 가려면 요나단은 보세스와 세네라는 두 개의 험한 바위 사이에 있는 좁은 통로를 지나가야만 했다.

5 북쪽에 있는 바위는 믹마스를 향하고 남쪽에 있는 바위는 게바를 향해 우뚝 솟아 있었다.

6 요나단이 자기 호위병에게 말하였다. “여호와를 알지 못하는 저 이방인들에게로 가자. 아마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해 기적을 베푸실 것이다. 여호와의 구원은 사람이 많고 적은 것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7 “좋습니다. 당신이 무엇을 하든지 내가 전적으로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8 “됐다. 그러면 우리가 건너가서 블레셋 사람들에게 우리 모습을 드러내 보이자.

9 만일 그들이 우리를 보고 ‘거기 섰거라. 당장 죽여 버리겠다!’ 하면 우리는 서서 그들을 기다려야 한다.

10 그러나 그들이 ‘이리 올라오너라’ 하면 그것은 여호와께서 그들을 우리 손에 넘겨 주셨다는 신호가 되므로 우리가 올라가야 할 것이다.”

11 그래서 그들은 블레셋 사람들에게 그들의 모습을 드러내 보였다. 그러자 블레셋 사람들은 그들을 보고 “야, 저기 히브리 사람들이 숨었던 굴에서 기어나오고 있다!” 하고 소리쳤다.

12 그러고서 그들은 요나단에게 “이리 올라오너라. 본때를 보여 주겠다!” 하고 외쳤다. 그때 요나단이 자기 호위병에게 “나를 따라 올라오너라. 여호와께서 저들을 이스라엘 사람의 손에 넘겨 주셨다” 하고

13 기어올라가자 그의 호위병도 뒤따라 올라갔다. 요나단이 블레셋군을 쳐서 쓰러뜨리기 시작하자 그 젊은 호위병도 뒤따라가면서 그들을 쳐죽였다.

14 그들은약 2,000평방미터 정도의 지역 안에서 처음으로 20명 가량의 블레셋군을 죽였다.

15 갑자기 블레셋군이 무서운 공포감에 사로잡혀 진지와 들과 전초지에 있는 자들과 특공대가 모두 떨기 시작하자 땅이 진동하며 일대 혼란이 일어났다.

16 기브아에 있던 사울의 관측병이 바라보니 수많은 블레셋군이 큰 혼란 가운데서 이리저리 흩어지고 있었다.

17 그래서 사울은 부하들에게 인원을 점검하고 누가 없는지 확인하라고 명령하였다. 그들은 인원을 점검하고 요나단과 그의 호위병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되었다.

18 그때 사울은 아히야를 보고 “하나님의 궤를 이리 가져오시오” 하였다. 이 당시에 하나님의 궤는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있었다.

19 그런데 사울이 제사장에게 말할 때에 블레셋군의 진지에서 요란한 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려왔다. 그래서 사울은“여호와께 물어 볼 필요도 없소. 그만 두시오” 하고 제사장에게 말하였다.

20 그러고서 사울과 그의 부하들이 즉시 전쟁터로 달려가 보니 블레셋군이 큰 혼란 가운데서 자기들끼리 서로 치고 있었다.

21 그들 가운데는 블레셋 사람의 편에 가담하였다가 출전한 히브리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제 그들이 마음을 돌려 사울과 요나단에게 합세하였다.

22 그리고 에브라임 산간 지대에 숨어 있던 이스라엘 사람들도 블레셋군이 도주하는 것을 보고 나와서 그들을 추격하였다.

23 이렇게 해서 전투는 벧 – 아웬을 지나 계속되었으나 여호와께서 그 날 이스라엘을 구원하셨다.

사울의 어리석은 명령

24 그 날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굶주린 채 지쳐 있었다. 이것은 사울이 “오늘 내가 원수에게 복수하기 전에 무엇이든지 먹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다” 하고 엄숙하게 선언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하루 종일 그들은 아무것도 먹지 못하였다.

25 그들이 숲속에 들어갔을 때 곳곳에 꿀이 있었으나

26 그들은 꿀이 흐르는 것을 보고도 사울의 저주를 두렵게 여겨 감히 그것을 먹지 못하였다.

27 그러나 요나단은 자기 아버지의 명령을 듣지 못하였으므로 자기가 들고 있던 막대기를 내밀어 꿀을 찍어 먹었다. 그러자 그는 즉시 원기를 회복하였다.

28 그때 한 사람이 요나단에게 말하였다. “당신의 부친께서 오늘 무엇이든지 먹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엄하게 경고하셨으므로 모두 먹지 못하고 굶주린 채 지쳐 있습니다.”

29 그러자 요나단이 대답하였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런 명령은 우리를 해칠 뿐이야. 내가 이 꿀을 조금 먹고 얼마나 기운을 차리게 되었는지 한번 보아라.

30 만일 백성들이 적에게서 뺏은 음식을 마음대로 먹을 수만 있었더라면 우리가 얼마든지 적을 더 죽일 수도 있지 않았겠느냐?”

31 백성들은 믹마스에서부터 아얄론에 이르기까지 하루 종일 블레셋군을 추격하였으므로 몹시 지쳐 있었다.

32 그래서 그들은 적에게서 뺏은 양과 소떼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 그것들을 잡아서 날 것으로 피째 마구 먹었다.

33 어떤 사람이 이것을 보고 백성들이 고기를 피째 먹어 여호와께 범죄하고 있다는 것을 사울에게 말하자 사울은 “이 배신자들!” 하고 소리를 지르며 다시 말을 이었다. “큰 돌 하나를 이리로 굴려오너라.

34 그리고 너희는 백성들에게 가서 소와 양을 이리로 끌고 와 피를 빼고 잡아먹으라고 일러라. 누구든지 피째 고기를 먹어 여호와께 범죄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그 날 밤 모든 사람들은 각자 소를 끌어다가 거기서 잡았다.

35 그리고 사울은 거기서 여호와께 단을 쌓았는데 이것은 그가 처음으로 쌓은 단이었다.

36 그때 사울이 “밤새도록 블레셋군을 추격하여 하나도 남기지 말고 모조리 죽여 버리자” 하자 그의 부하들은 “좋습니다. 왕의 생각에 좋을 대로 하십시오” 하고 대답하였으나 제사장은 “먼저 하나님께 물어 봅시다” 하였다.

37 그래서 사울이 하나님께 “내가 블레셋군을 추격해야 합니까? 주께서 그들을 우리 손에 넘겨 주시겠습니까?” 하고 물어 보았으나 하나님은 그 날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38 그러자 사울은 백성의 지도자들에게 말하였다. “무엇인가 잘못되었소. 이 일이 누구 죄 때문인지 한번 알아봅시다.

39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여호와의 이름으로 맹세합니다. 만일 죄를 범한 자가 내 아들 요나단이라 할지라도 그는 반드시 죽음을 당할 것이오!” 그러나 한 사람도 그의 말에 대답하는 자가 없었다.

40 사울이 백성들에게 “요나단과 나는 이쪽에 서 있을 테니 여러분은 모두 저쪽에 서 있으시오” 하자 그들은 “왕의 생각에 좋을 대로 하십시오” 하고 대답하였다.

41 그때 사울이 이렇게 기도하였다.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여, 어째서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십니까? 잘못된 것이 무엇입니까? 요나단과 나에게 죄가 있습니까, 아니면 백성들에게 죄가 있습니까? 여호와 하나님, 누구에게 죄가 있는지 보여 주소서.” 그러자 요나단과 사울이 죄 있는 자로 뽑히고 백성은 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42 다시 사울이 “나와 요나단 사이에서 뽑아라” 하자 요나단이 죄 있는 자로 뽑혔다.

43 그때 사울이 요나단에게 말하였다.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나에게 말하라.” “막대기 끝으로 꿀을 조금 찍어 먹은 것밖에 없는데 이제 내가 죽어야 합니까?”

44 “그렇다, 요나단. 너는 반드시 죽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이 나를 쳐서 죽이시기 원한다.”

45 그러나 백성들은 사울에게 “이스라엘이 승리하는 데 이처럼 큰 공을 세운 요나단이 죽어야 합니까? 그건 안 될 말씀입니다. 우리는 그가 머리털 하나라도 잃지 않게 할 것을 살아 계신 여호와의 이름으로 맹세합니다. 하나님의 도움이 아니었던들 그가 오늘 어떻게 이런 일을 해낼 수 있었겠습니까?” 하며 요나단을 죽음에서 구출해 내었다.

46 사울은 거기서 더 이상 블레셋군을 추격하지 않고 철수했으며 블레셋군은 자기들 땅으로 돌아갔다.

사울의 업적과 그의 가족

47 사울은 이스라엘의 왕이 된 이후로 모압, 암몬, 에돔, 소바의 왕들, 그리고 블레셋 사람들과 같은 주변의 모든 대적들과 싸워 가는 곳마다 승리하였으며

48 그는 영웅적인 전투를 하여 아말렉 사람까지 쳐부수고 이스라엘을 모든 침략자의 손에서 구출해 내었다.

49 사울의 아들은 요나단, 이스위, 말기 – 수아이며 그의 큰 딸은 메랍이고 작은 딸은 미갈이었다.

50 그리고 사울의 아내는 아히마아스의 딸 아히노암이며 그의 군사령관은 그의 삼촌 넬의 아들인 아브넬이며

51 사울의 아버지는 기스요 아브넬의 아버지는 아비엘의 아들 넬이었다.

52 사울이 사는 날 동안 그는 블레셋 사람들과 치열한 전쟁을 피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건장하거나 용기 있는 자를 보면 징발하여 군인으로 삼았다.